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리드락'에 갇혀

입력 2016-10-27 16:32  




(뉴욕=이심기 특파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리드락(gridlock·교착상태)’에 갇힐 것이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13일 앞둔 26일(현지시간) 선거분석 웹사이트 ‘538닷컴’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확률을 85%,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15%로 예측했다.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333.6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과반 270명을 훌쩍 넘어선 반면 트럼프 후보는 203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지율은 클린턴 49.5% 대 트럼프 43.4%로 6%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합주로 불리는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부동층의 비율이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을 정도로 많다는 뜻이다. 선거판도를 바꿀 정도로 선거인단이 많이 배정대 있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아이오와주 등의 부동층 비율은 최저 10%에서 최고 17%에 이른다. 대부분 클린턴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막판까지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르는 상·하원 의회선거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상·하원 선거를 통해 의회권력이 철저히 민주와 공화당으로 양분되면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급진적인 정책변경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컬럼비아대의 샤런 오할로란 교수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말 그대로 모든 정책과 법안이 의회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는 교착상태, 즉 그리드락에 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상원의 경우 현재 공화당 54석, 민주당 44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100석 중 3분의 1인 34석을 놓고 다투는데 현재 판세로는 민주당이 3석을 더 확보해 공화당 50석, 민주당 47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머지 3석은 박빙이라 예측불허 상황이다. 오할로란 교수는 “상원에서 법안 처리를 할 수 있는 안정선은 60석”이라며 “어느 당도 이를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2년 임기의 하원은 현재 공화 234석, 민주 201석을 갖고 있다. 이번에 435개 총 의석을 놓고 겨루는데 민주당이 최소 10석에서 최대 15석을 추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월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이치뱅크의 선거판세 분석(사진)에 따르면 ‘대통령 클린턴 - 상원 다수 민주 - 하원 다수 공화’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그 다음이 ‘대통령 클린턴- 상, 하원 공화’ 시나리오다. 확률은 낮지만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흥미로운 것은 차기 미국 정부와 의회 다수당이 달라지는 ‘여소야대’ 상황이 미국 경제에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할로란 교수는 “그리드락은 급격한 정책변화를 저지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일종의 현상유지(status quo)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월가도 내심 그리드락을 기대하고 있다. 클린턴 후보의 급격한 금융개혁이나 트럼프 후보의 기존 자유무역협정 전면 재검토 등 과격한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정책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엔 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기회손실’도 있지만 ‘개악(改惡)’이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의 한 전문가는 “차기 대통령은 4년 단임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워싱턴의 정치권력이 약화될수록 경제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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